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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어르신들의 문화 사랑방 ‘가원시니어도서관’

관리자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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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민간시니어도서관
2021년 개관해 햇수로 4년째
시니어 맞춤 프로그램·책 구비
“노인 맞춤 도서관 확산됐으면”

(왼쪽부터) 김상미 가원사회적협동조합 대표, 문옥선 가원시니어도서관 관장. 

(왼쪽부터) 김상미 가원사회적협동조합 대표, 문옥선 가원시니어도서관 관장.
[고양신문] “노후는 편히 보호받으며 살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마음이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혼자로도 괜찮아’를 새길 수 있게 하는 거죠. 노인이 됐을 때도 외롭지 않고 고독하지 않도록요. 자신을 위해 삶의 뿌리가 깊어지고 흔들리지 않게, 결국엔 자립할 수 있게 돕는 거예요. 노인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원시니어도서관은 국내 최초의 민간 시니어 도서관이다. 클글씨책을 비롯해 시니어맞춤 도서를 대출·반납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의 두뇌활동 장려 커뮤니티 공간을 지향한다. 노년층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생각을 확장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원시니어도서관의 목표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은 가원노인복지센터와 가원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가원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한다. 2021년 9월 개원해 2022년 특성화 도서관으로 인증받았고 노인 일자리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105회, 2023년에는 108회의 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김상미 가원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노인 돌봄을 하며 ‘어르신들이 아프기 전에 뭘 해드리는 게 좋을까’를 고민하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을 개관했다. 일자리 중심이 아닌 문화 중심의 공간으로 만들어 집 밖으로 어르신들을 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어떻게 보면 돌봄의 확장이죠. 문화가 있는 곳이에요. 책도 문화이긴 하지만 가원시니어도서관에서는 음악, 미술 체육 다 즐길 수 있어요. 노년층의 사랑방 역할을 하길 바라요.”

인생주기를 나타내는 동화책으로 만든 시계. 

인생주기를 나타내는 동화책으로 만든 시계.
가원시니어도서관에는 큰글씨책이 많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동화책인데 인생주기를 나타내는 동화책을 걸어 시계로 표현하기도 했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이 동화책을 비치한 건 동화책이 담고 있는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누기 위해서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종합복지관이나 도서관을 대체할 문화 공간도 많이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시니어도서관이라는 타이틀을 고집한 건 전문적으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의 프로그램은 가원평생교육원이 개발한다. 김 대표는 하나의 이벤트가 아닌 시니어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원시니어도서관 이용자들은 정년을 마치고 노후를 취미생활로 보내는 이들이 많다. 책을 잊고 살았던 중장년 이용자들이 주로 찾다 보니 이들의 정신적 빈곤을 책으로 채워줄 수 있도록 한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의 목표는 지역 노인들의 사랑방, 쉼터로 자리 잡는 것이다. 노인들이 밖으로 나올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든다. 문옥선 관장은 노인들이 시니어도서관에 오지 않더라도 자신의 노후를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자립심을 기르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이 진행하는 상시 프로그램은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1박 2일간 진행하는 ‘나의 이야기 책으로 만들어보기’,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활용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시니어뇌블럭’, ‘디지털 문해교육’, ‘영어간판 읽어보기’ 등이 있다. 문옥선 관장이 진행하는 ‘달 관장과 함께하는 별난 독서 모임’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별난 독서모임의 가장 핵심은 치유다. 문 관장은 참가자들에게 시간만 맞춰 가볍게 오라고 강조한다. 상시프로그램 외에 ‘팝송 배우기’, ‘고전 영화’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는데 50~60대 이용자들이 줄을 선다. 

“노인들이 뭘 제일 하고 싶어 할까요? 자기 이야기를 제일 하고 싶어 해요. 들어줄 사람이 없거든요. 평소엔 자기 이야기를 잘 안하다 보니 처음 말할 땐 말이 조리 있게 나오지 않죠. 핵심 말고 부연설명부터 하게 되는 거예요. 별난 독서모임을 하다 보면 자기 얘기를 정리해서 꺼내는 기초적인 것부터 해요. 자서전 쓰기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죠.”

 

좋은 뜻으로 시작한 가원시니어도서관이었지만 무료로 운영하다 보니 운영비 마련에 어려움이 있었다. 작년 12월 말 폐관을 결정했었지만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과 더불어 한국FRA의 후원 기부금을 받게 되면서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국FRA는 기업의 복잡한 회계, 거래 데이터를 조사·분석해 회계부정과 내부통제에 대해 자문하는 글로벌 컨설팅기업 FRA의 한국법인이다. 김 대표는 시니어도서관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후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지가 돼야 좋은 뜻이 유지가 되는 거잖아요. 도서관을 유지하려고 집도 팔고 보험도 깼어요. 그래도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좋은 뜻을 알아봐 주시고 기부해 주셔서 감사해요. 가원시니어도서관의 시작은 고양시에서 했지만 노인들이 뿌리내리고 살 수 있도록 더 확산됐으면 좋겠어요.”



출처 : 고양신문(http://www.mygoyang.com)